경찰청장, 넉달만에 기자간담회…'이태원 무혐의' 맞물려

참사 후 언론 꺼리던 모습 벗어나…"사퇴 불가" 입장 재확인

코리아이코노믹타임즈 승인 2023.01.09 20:50 의견 0

윤희근(55) 경찰청장이 넉 달 만에 정례 기자간담회를 부활하며 언론과 직접 접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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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질의 답변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4 hwayoung7@yna.co.kr

이태원 참사의 책임 여부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윤 청장에 대해 무혐의로 가닥을 잡으며 형사처벌 부담에서 벗어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에서 출입기자단 정례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작년 9월19일 이후 112일 만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그의 거취였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아직 특수본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그 결과에 상응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당장은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청장은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언론 노출을 꺼려왔다. 참사 발생 사흘 만인 11월 1일 대국민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 9일 참사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인파 관리 대책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한 게 전부다.

9일 기자회견은 긴급 상황에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책임론이 커지던 상황에서 윤 청장이 자청해 이뤄졌다. 그는 당시 "온갖 비난을 감수하며 진상을 규명하고 사고를 수습하는 게 제 역할"이라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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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참석한 윤희근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1.5 kimsdoo@yna.co.kr

이후 정례 기자간담회를 서면 답변으로 대신하고 언론 접촉을 최대한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윤 청장의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 재개를 두고 일각에서는 특수본의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경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권위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을 되찾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8일 윤 청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현직 경찰청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던 특수본은 이후 윤 청장의 입건을 미루며 좀처럼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수사 개시 석 달여간 윤 청장을 단 한 차례도 소환하지 못한 특수본은 최근 윤 청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특수본은 이르면 이번 주 윤 청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의 하나인 '입건 전 조사 종결'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사실상 면죄부를 얻게 된 윤 청장은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하는 등 이전과 달리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윤 청장은 지난 4일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1차 청문회에서 사퇴 의사를 묻는 질의에 "고민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의에 참사 당일 충북 제천에서 음주한 사실을 자인하면서도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다. 그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며 적극 반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사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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